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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범인이야 - 영화 '서치' 리뷰

2019-03-05


 영화 리뷰에 앞서 걱정이 살짝 앞선다. 시사회 영화를 처음 봤다. 남들이 아직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해 글을 쓰자니 걱정이 된다. 이 글로 인해 영화에 선입견이나 편견이 생길까 하는 걱정이다. 이 글은 소심한 사람이 쓴 영화 리뷰임을 먼저 밝힌다.  그리고 조금 스포가 될 수 있는 문장이 있으니 제대로 된 스릴러를 보고 싶으시다면 '그만 읽어 주세요'.







 영화 ‘서치(searching)’는 검색(search)이 수색(search)이 되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빠 데이비드(존 조)이다. 어느 날 딸 마고가 부재중 전화 3통을 남기고 실종되자 주인공은 딸을 찾기 위해 ‘검색'으로 형사급(?) '수색'을 하게 되며 점점 진실을 밝히게 된다.      


 주인공은 그동안 ‘영화에서 딸을 찾는 여타 아버지들’과 조금 다르다. 격투를 하고 총을 쏘고 피를 흘리는 모습이 아니다. 딸의 페이스북을 하나하나 검색하고, 팟캐스트를 빈틈없이 살펴보고, 비밀번호를 알기 위해 메일로 인증번호를 전송받는다. 이런 애처로운(?) 그의 행동은 우리가 한 번쯤 해보았을 행동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다만 미치도록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 영화는 크게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화면 ‘틀’이다. 마치 내(사람)가 노트북과 핸드폰(기계)이 되어 주인공의 이야기를 훔쳐보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우리가 익히 쓰고 있는 소셜미디어와 모바일로(특히 아이폰과 아이맥 유저라면 영화 화면이 매우 익숙할 것이다) 거의 모든 장면을 연출하였다.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화면 프레임 때문에 감정이 뚜렷이 보여야 할 부분에서 밋밋해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런 부분에선 마치 CCTV를 클로즈업하듯 화면 안으로 빠져 들어가 극적 표현에 무리가 없었다. 그 화면을 내가 직접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들어 리얼함이 더욱 배가 되었다.    


 디테일한 촬영기법의 리얼함뿐만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주위 상황 또한 매우 리얼하게 표현하였는데, 나는 이 부분이 제법 재밌었다. 우리가 노트북과 핸드폰 프레임에 갇혀 응당 그럴 수 있다고 여겼던 상황들이 매우 우습게 묘사되었다. 또 다른 리얼함이었다.

     

 그 리얼함 때문일까. 아니면 치밀하게 배치해 놓은 설정과 디테일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진실을 향해 가는 단계를 매우 꼼꼼하게 잡아놨기 때문일까. 스릴러다운 몰입도가 매우 좋은 영화였다. 정신없이 보기 좋은 영화이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결말이었다. 잔인한 결말을 원한 것은 아니다. 뭔가 헐리우드 가족물, 히어로물처럼 느껴지는 결말에 ‘기존 결말 방식에선 벗어날 수 없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색다른 촬영기법만큼 뭔가 남다른 결말을 기대하고 있었나 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몇 달 전 ‘카톡 문자만 남기고 사라졌던 강진 여고생 기사’가 자꾸 떠올랐다. 결국 8일 만에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된 채 발견되어 뉴스 보기 겁났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생각났던 결정적 계기는, 딸 마고의 행방이 미궁에 빠졌을 때 신문기사 댓글이, 강진 여고생 기사 댓글과 아주 비슷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조사해. 아버지가 범인이야. 아버지를 조사해... 아버지를 조사해...’

 사건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생각에 들게하는 문장이었다.      





 이 영화는 독특한 프레임이라는 신선한 설정만큼이나 우리가 사용하는 SNS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개인과 개인이 얼마나 고립되어있고 또 얼마나 획일화되어 있는지 고민하게 해주었다(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으로 미국 내 한국 가정이 나온 것 또한 눈길을 끌었다). 어떤 고민까진 아니더라도, 영화를 편히 보지 못하는 내가, 오랜만에 정신없이 몰입하여 본 재밌는 영화였다. 스릴러를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ps. 굳이 '이미지 검색 활용 모습'까지 일일이 보여주는 설정이 리얼함을 넘어 구글 PPL인가 싶었는데, 감독의 전 직장이 구글이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구글에 어찌 입사했는지에 대한 뒷이야기도 재밌었다. 그 이야기는 다른 리뷰에 많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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